지적장애인을 상대로 한 대출 명의 도용 사건에서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학생들이 참여해 승소 판결을 이끌어냈다. 인하대 리걸클리닉센터 이연지 임상법학교수가 대리인으로 참여한 본 소송에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24. 6. 14. 지적장애인 A씨가 저축은행을 상대로 제기한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해당 사건은 2022. 7. 26.에 있었던 인하대학교 리걸클리닉센터와 인천지역 법률홈닥터 간의 업무협력간담회를 통해 강화군에서 의뢰되었으며, 지적장애인 A씨를 평소에 알고 지내던 지인이 “신용등급을 올려줄테니 핸드폰과 주민등록증을 잠시 빌려달라”라는 말로 속여 지적장애인 A씨의 명의로 저축은행에 약 2800만원의 대출을 실행한 사건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무능력자 제도는 거래의 안전을 희생시키더라도 무능력자를 보호하는 것에 근본적인 입법 취지가 있다"고 밝혔으며, 공인인증서를 통한 전자서명만으로는 계약의 유효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는 A씨의 의사능력 부족을 인정하고 은행 측의 주장을 모두 기각한 것이다. 은행 측은 "비대면 대출 과정에서 과실이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판결로 A씨는 약 4,880만 원의 대출금 및 이자 상환 부담에서 벗어나게 됐다.

 이연지 임상법학교수는 “재판 과정에서 상대방의 주장을 반박할 수 있는 법리를 학생들과 함께 많이 논의하였고 이를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